세계가 감동한 오미자 와인의 탄생지, 문경 오미나라

영남대로 가운데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로 통했으며, 해발 1,000m

이성훈 | 기사입력 2024/10/23 [02:10]

세계가 감동한 오미자 와인의 탄생지, 문경 오미나라

영남대로 가운데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로 통했으며, 해발 1,000m

이성훈 | 입력 : 2024/10/23 [02:10]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가을에 찾아가면 좋은 유서 깊은 마을 양조장으로 대한민국 오미자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문경 오미나라를 추천한다. 오미나라는 백두대간의 허리인 문경새재 초입에 위치한다. 예로부터 문경새재는 한양과 영남지방을 이어주는 영남대로 가운데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로 통했으며, 해발 1,000m 고지에 달하는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에 자리해 사시사철 쾌적하고 서늘한 기온을 자랑한다. 

 

▲ 오미나라 입구. 프랑스 코냐크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샤랑트식 증류기를 전시해 와이너리의 정체성을 살렸다. _ 관광공사 

 

문경의 이러한 지리적 환경은 오미자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오미자는 일교차가 큰 해발 300~500m 정도의 준고랭지 가운데 바람의 피해를 받지 않으면서 일조량이 풍부한 산간분지에서 잘 자란다. 문경은 우리나라 오미자의 생산량 중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45%를 차지한다. 강원도, 제주도 등지에서도 오미자를 재배하지만, 오미자 주산지인 문경의 오미자 재배면적에는 미치지 못한다. 

 

▲ 오미나라-오미나라의 시음 판매장인 천년주막. 오미나라에서 생산하는 각종 와인과 증류주를 전시한다.   

 

오미나라는 2008년 9월 세계 최초의 오미자 와이너리로 설립됐다. 2010년 12월 오미자 와인을 특허 등록했으며, 2011년 11월 정통 발효 공법과 오크통 숙성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틸 와인 오미로제와 정통 샴페인 공법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을 선보였다.

 

▲ 준고랭지인 문경은 오미자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땅이다.

 

이후 2016년 5월 사과 증류주 문경바람, 6월 오미자 증류주 고운달을 내놓았고, 2020년 6월 샤마트 공법(보급형 스파클링 와인 대량 생산 방법으로, 압력탱크에서 2차 발효시킨 뒤 압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여과해 병입한다)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연을 출시했다. 

 

▲ 오미나라는 와이너리 체험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진행한 점을 인정받아 2016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은 국내외 통틀어 유일하게 오미나라에서만 생산한다. 오미나라를 만든 이종기 대표는 지난 44년 동안 세계 명주를 공부하고 우리 술을 연구한 양조 및 증류 명인이다. 1980년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OB맥주에 입사, 씨그램코리아 공장장과 디아지오코리아 부사장으로 25년을 근무했다. 이후 스코틀랜드에서 브루잉 앤 디스틸링(Brewing&Distilling, 양조 및 증류)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대한민국 최초로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자격을 취득했다. 

 

▲ 오미자(五味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하여 이름 붙은 천혜의 과일이다.

 

이종기 대표가 오미자 와인을 개발한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 최고급 명주를 만들겠다는 일념이었다. 우리나라의 주류 시장에는 우리나라와 무관한 온갖 술이 전 세계로부터 들어와 있었다. 이종기 대표는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국산 세계 명주를 만들기로 다짐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오미자였다. 황홀하고 신비로운 색과 맛을 자랑하는 오미자를 최신 양조기술로 재해석했다. 

 

▲ 동으로 제작한 샤랑트식 증류기. 스코틀랜드에서 수입한 것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전시 중이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오미자 와인은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만찬주와 건배주로 쓰였다.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4년 ITU 전권회의,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2015년 세계물포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2022년 5월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정상회의, 2023년 1월 다보스포럼 한국인의 밤 등 오미자 와인의 행보는 화려했다. 

 

▲ 스파클링 와인은 1년 6개월 동안 탄산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병을 뒤집어 놓은 이유는 병 입구로 탄산 찌꺼기를 모으기 위해서다.

 

지름 약 1cm의 작은 열매 오미자(五味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하여 이름 붙은 천혜의 과일이다. 소화 촉진과 피로 해소, 성 기능 개선에 좋을 뿐만 아니라 뇌졸중, 고혈압, 당뇨, 노화를 예방하는 데 뛰어나 선조 때부터 최상의 약재로 쓰였다. 오미나라는 오랜 노력으로 까다로운 오미자 발효에 성공해 대중이 오미자를 와인으로 즐길 수 있도록 주류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와 김형호 부사장(오른쪽)

 

오미나라에 방문하면 와이너리 투어 및 테이스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와인 발효실, 증류실, 숙성실 등을 순차적으로 관람한 뒤 와인 시음으로 이어진다. 체험비는 인당 1만원이며 40~50분 정도 소요된다. 나만의 기념주 만들기는 인당 3만원이다.

 

▲ 나만의 기념주 만들기 체험 공간. 오크통에서 숙성된 사과 증류주를 병에 담아 캡과 캡실을 씌운 뒤 나만의 라벨을 붙여 소장한다. 

 

오미나라는 와이너리 체험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진행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2016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3년 11월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최근 오미나라는 침출 방식으로 담그는 매실주와 달리 매실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섬진강 바람을 공개했다. 오미나라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차기작의 원료는 바로 ‘쌀’이라고 하니 기대해 볼 일이다.

 

▲ 오미자 와이너리 체험 프로그램을 위한 오미자 하우스

 

2007년 10월 개장한 문경자연생태박물관은 문경 지역의 생태학적 가치를 공유하는 자연 학습 및 체험 공간이다. 지상 2층 규모로 1층에는 문경의 자연환경을 시청각 자료로 접할 수 있는 영상관, 문경 지역의 돌리네(빗물에 녹은 석회암 표면이 원 모양을 만들며 가운데가 웅덩이처럼 움푹 들어가는 현상)습지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실, 실내 모험 어린이 놀이시설 벅스어드벤처, 가상 4D 체험실 등이 있으며, 2층에는 생물박제표본과 함께 8개 주제로 문경의 자연사를 학습하고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 옛길박물관은 우리나라 문화 지리의 현존하는 보고(寶庫)이자 살아 있는 길 박물관이다.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은 문경의 이와 같은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자 2010년 4월 개관한 박물관으로, 향토사 중심으로 운영하던 문경새재박물관이 그 전신이다. 옛사람들이 여행 중 괴나리봇짐 속에 넣고 다녔을 유물을 비롯해 각종 고지도,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길로 유명한 문경새재 위에서 남긴 각종 여행기와 풍속화 등을 전시한다. 입장료는 역시 무료다.

 

▲ 과거 선조가 여행 중 괴나리봇짐 속에 넣고 다녔을 유물을 비롯해 각종 고지도, 각종 여행기와 풍속화 등을 전시한다.

 

문경새재는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문경 대표 명승지로,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의 고개 중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유명했다. 새도 쉬었다 가는 고개라는 뜻을 담고 있는 ‘새재(鳥嶺)’라는 이름이 이를 설명해준다. 현재 문경새재의 얼굴인 3개 관문(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은 임진왜란 직후 설치한 국방의 요새였다.

 

▲ 문경 지역의 돌리네습지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실

 

입구부터 제3관문 조령관까지의 편도 거리는 약 7km다. 이렇듯 고유의 맛과 멋을 뽐내며 깊은 쉼을 선사하는 문경에서 청명한 가을 하늘과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새도 쉬었다 가는 고개라는 뜻을 담고 있는 문경새재는 사계절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 당일여행 : 오미나라→문경자연생태박물관→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문경새재도립공원

 

○ 1박 2일 여행 : 첫날_오미나라→문경오미자테마공원→문경자연생태박물관 / 둘째날_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문경새재도립공원→문경새재오픈세트장

 

○ 관련 웹 사이트

 - 오미나라 www.omynara.com

 - 문경시 문화관광 www.gbmg.go.kr/tour

 

○ 문의

 - 오미나라 054-572-0601

 - 문경자연생태박물관 054-550-8383

 - 문경새재도립공원 054-571-0709(*전동차 이용 문의 054-572-6768)

 -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 054-550-8365

 

○ 오미나라 운영시간 09:30~12:00, 13:00~17:30 / 휴무_1월 1일, 설․추석 당일 / 무료입장 / 체험비_와이너리 투어 및 테이스팅 체험비 10,000원, 나만의 기념주 만들기 30,000원(*40~50분 소요)

 

○ 문경자연생태박물관 운영시간 3월~10월 09:00~18:00, 11월~2월 09:00~17:00(*1시간 전 입장 마감) / 휴무_1월 1일, 설․추석 당일 / 무료입장 (*4D가상체험 1,000원)

 

○ 문경새재도립공원 운영시간 00:00~24:00 탐방로 상시 개방 / 휴무없음 / 무료입장 / 전동차 이용요금_A코스 편도(옛길박물관→오픈세트장) 성인 2,000원∙청소년 및 군인 800원∙어린이 500원, C코스 편도(옛길박물관→제2관문) 5,000원

 

○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 운영시간 3월~10월 09:00~18:00, 11월~2월 09:00~17:00(*30분 전 입장 마감) 휴무_1월 1일, 설․추석 당일 / 무료입장

  

○ 주변 볼거리 : 문경새재오픈세트장, 문경생태미로공원, 문경도자기박물관, 문경에코월드 / 관광공사_사진제공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1길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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