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박미경 기자] 서울 종로구 종묘에서 오는 5월 4일 600년 왕실 예의 정수가 시민 곁에 되살아난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 종묘대제봉행위원회와 함께 ‘2025년 종묘대제’를 봉행한다. 이번 종묘대제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정전 제향’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종묘대제는 조선 왕조의 국왕이 직접 주관하던 최대 규모의 유교 제사로, 음악과 무용, 예법이 어우러진 장엄한 의식이다.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 1975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이례로, 올해는 각각 등재 30주년, 지정 50주년을 맞이해 더욱 뜻깊다.
이번 대제는 정전 제향뿐만 아니라 오전 10시 영녕전 제향을 시작으로 경복궁 광화문에서 종묘까지 이어지는 어가행렬,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정전 제향, 그리고 실시간 생중계와 현장 관람 기회까지 마련되며, 과거의 엄숙함과 현대의 접근성을 동시에 아우른다. 정전 제향은 티켓링크에서 4월 18일 오후 2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일부는 현장 접수로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종묘 정전은 2020년부터 진행된 5년 간의 대규모 수리를 마치고 완전히 복원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인다. 신주는 2021년부터 창덕궁 구선원전에 임시 봉안되었다가 4월 20일 환안제를 통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는 단순한 제향이 아니라, 우리 유산의 정통성과 품격을 대중과 함께 되새기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하다.
체험으로 만나는 유산, ‘종묘주간’으로 이어지다. 행사 당일만이 전부는 아니다. 국가유산청은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종묘주간’을 지정하고,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특히,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야간 공연(4월 24일~5월 2일)은 매년 매진 행렬을 이루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제례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종묘제례악 체험관’, 제사상의 구성과 의미를 풀어보는 ‘신실재현 전시관’, 창의적인 방식으로 종묘의 건축미를 접하는 ‘정전 스크래치 엽서 체험’ 등은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다.
이들 체험은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종묘 향대청 인근에서 운영되며,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다. 문화유산을 어렵고 먼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감동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종묘대제는 과거의 의례가 아닌,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문화다. 그 속에는 정교한 예법뿐만 아니라, 음악과 춤, 건축과 복식, 정신과 신념이 하나로 아우러진 우리의 문화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2025년 종묘대제’는 단순한 제향 행사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로 어떻게 잇는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오래된 전통이 새로움을 만나 다시 살아나는 순간, 그 현장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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