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동양의 나폴리 통영, 강구안의 맛과 멋을 담다

수십 년 세월이 빚어낸 시장 음식부터 싱싱한 다찌 한상까지

이형찬 | 기사입력 2025/09/16 [00:37]

다시 찾은 동양의 나폴리 통영, 강구안의 맛과 멋을 담다

수십 년 세월이 빚어낸 시장 음식부터 싱싱한 다찌 한상까지

이형찬 | 입력 : 2025/09/16 [00:37]

[이트레블뉴스=이형찬 기자]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학창 시절 통영 출신 친구의 자랑처럼, 이 도시의 바다는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여행자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왔다. 특히 바다를 향해 움푹 들어간 강구안은 통영의 매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 강구안 야경 _ 한국관광공사

 

젊은 시절 배낭여행자로 강구안을 처음 찾은 이후, 10번 넘게 이곳을 방문했다. 올가을, 다시 찾은 강구안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 부부를 맞아주었다. 강구안 주변은 언제나처럼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했고, 그 익숙함은 여행의 편안함을 더했다.

 

▲ 강구안 야경

 

여행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통영중앙전통시장이다. 이곳에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를 맛볼 수 있는 ‘정화순대’가 있다. 4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이 식당은 허름했던 옛 모습과 달리 깔끔하게 단장했지만, 변함없는 손맛은 여전했다. 순대, 잡채, 김밥 등 소박한 음식들이 세월의 고집을 담고 있어 더욱 정겹다.

 

▲ 다찌 상차림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_스튜디오 4cats

 

시장 주변은 그야말로 군것질 천국이다. 특히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통제영꽈배기’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찹쌀꽈배기와 찹쌀팥도너츠는 걷는 내내 달콤한 에너지를 채워주었다. 성인 손바닥만 한 찹쌀팥도너츠를 한 입 베어 물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그야말로 황홀한 당 충전의 시간이었다.

 

▲ 통영중앙전통시장 안에 있는 활어시장 거리_한국관광공사   

 

통영 여행의 백미는 단연 '다찌'다. 일본어 '다찌노미'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다 있지!'라는 유쾌한 말에서 왔다는 설이 있지만, 무엇이 되었든 다찌는 통영의 인심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먹거리다. 2인 기준 8만 원 안팎으로 제철 해산물과 20가지 이상의 안주가 상에 가득 차려진다. 바다의 모든 것을 담아낸 듯한 상차림은 그야말로 해산물 박람회 같았다. 넉넉한 인심에 술병까지 얼음에 담아 시원하게 내주는 모습은 오직 다찌집에서만 볼 수 있는 진기한 풍경이다.

 

▲ 통영중앙전통시장에서 영업 중인 정화순대    

 

배부르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강구안브릿지가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고 있었다. 낮과는 또 다른 낭만적인 밤의 풍경에 취해 한참을 서성였다.

 

▲ 통영중앙전통시장에서 영업 중인 정화순대     

 

강구안 뒤편에 자리한 동피랑과 서피랑 언덕 사이에는 통영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다. 통영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모르는 통영의 숨겨진 이야기다. 이곳의 중심 건물인 세병관 마루에 신발을 벗고 올라서서 먼바다를 바라보았다. 400여 년 전 조선 수군이 나라를 지키던 그 마음을 잠시나마 헤아려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 세병관 입구에 있는 수항루

 

세병관 옆에 있는 1604년에 심어졌다는 느티나무는 그 오랜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증인이다. 나무 옆에 있는 통영지도 복제본을 보며 실제 위치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병관 바로 옆의 태평성당은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1604년 세병관 옆에 심었다고 전해지는 느티나무

 

아침에는 전날의 숙취와 가을바람에 서늘해진 속을 뜨끈한 소머리곰탕으로 달랬다. 뽀얀 국물에 밥을 말아 든든하게 한 그릇 비우고 나니, 이제야 통영을 떠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 세병관 옆에 세워둔 통영지도

 

통영은 눈과 귀, 그리고 입까지 즐겁게 해주는 도시였다. 묵묵한 바다가 건네는 풍경과 정성 가득한 음식, 그리고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까지. 오랜 시간 동안 변치 않는 매력을 간직한 통영은 올가을에도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 통영시에서 맛볼 수 있는 다찌집 상차림_한국관광공사

 

▲ 조명을 밝힌 강구안브릿지

 

▲ 통영중앙전통시장에서 영업 중인 통제영꽈배기

 

○ 당일여행 : 동피랑→중앙전통시장→윤이상기념관

 

○ 1박2일 여행 : 첫날_세병관→박경리문학골목→서피랑→강구안브릿지 / 둘째날_해저터널→봄날의책방→전혁림미술관

 

○ 문의 : 통영관광정보센터 055-650-2570 / 통영관광안내소 055-650-0580

 

○ 주변 볼거리 : 충렬사, 스카이라인 루지 통영, 통영시립박물관 / 관광공사_자료제공

경남 통영시 중앙로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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