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아침 8시, 김포 사우동의 거리는 고소한 빵 냄새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븐에서 갓 쏟아져 나온 노릇한 빵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한쪽에서는 리드미컬하게 반죽을 치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은 제과·제빵 명인 이병재 대표가 운영하는 쉐프부랑제다.
이병재 대표의 제빵 인생은 한국 빵집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전북 고창 출신인 그는 일찍이 제빵에 입문해 국내 현존 최고(最古) 빵집인 군산 이성당과 마산의 명물 코아양과 등 유수의 노포들을 거치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1989년 서울 양재동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는 2002년 지금의 김포 사우동으로 자리를 옮겨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쉐프부랑제에서 만날 수 있는 빵의 종류는 무려 100여 종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방문객들이 첫손에 꼽는 '시그니처' 메뉴는 단연 쌀단팥빵이다. 명인이 직접 만든 수제 단팥소의 깊은 맛과 쌀가루 특유의 찰진 식감이 조화를 이룬다.
바삭한 식감을 선호한다면 얇게 저민 피칸이 듬뿍 올라간 엘리게이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또한, 당근 파운드 케이크 사이에 꾸덕한 크림치즈를 아낌없이 채워 넣은 당근크림치즈파운드는 식사 대용이나 디저트로도 인기가 높다. 이 인기 메뉴들은 진열대에 놓이기 무섭게 팔려나가기 때문에 방문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최근 쉐프부랑제에는 새로운 활기가 돌고 있다. 두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을 전수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명인의 오랜 숙련미에 젊은 감각이 더해지며 빵집의 생명력은 더욱 단단해졌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반죽을 만져온 이병재 대표의 손끝에는 단순히 빵을 만드는 기술이 아닌, '시간의 맛'이 녹아있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기본을 지키는 맛, 그것이 김포 시민들이 이곳을 여전히 사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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