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빌딩 숲 가득한 서울 도심을 벗어나 북한산 우이동 계곡에 다다르면 웅장한 규모와 단아한 미를 갖춘 한옥 선운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통적인 미학 위에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인 이곳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풍경이 그 아름다움을 더하며 서울 한옥 카페의 정수를 보여준다.
북한산 우이동 자락에 위치한 선운각은 1960년대 지어진 대규모 민간 한옥으로 근대사의 굴곡을 간직한 곳이다. 현재는 한옥 카페 겸 야외결혼식장으로 변모하면서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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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록이 드리운 선운각 한옥마당 _ 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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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민간 한옥 중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입구부터 이어지는 긴 돌담과 박석은 방문객을 단숨에 고풍스러운 시간 속으로 이끈다. 특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가 근무하는 미국 공사관의 배경이 되었던 이 돌담길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돌담을 돌아 입구로 들어서면 현대적 감각으로 꾸며진 카페 본관이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본관 2층 테라스는 북한산의 유려한 능선을 막힘없이 감상할 수 있는 조망 명소로 꼽힌다. 음료를 들고 본관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한옥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반전된다. 한옥 내부에 마련된 좌식 좌석은 커다란 등이 은은한 빛을 발하고 화려한 자개 테이블이 놓여 한국적 미감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선운각의 백미는 단연 푸른 잔디가 펼쳐진 한옥 마당이다. 처마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신록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일상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5월의 싱그러운 초록빛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기와지붕 너머로는 북한산의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짙게 물들어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것도 선운각이 지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선운각에서 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3.1운동의 발상지이자 천도교의 성지인 봉황각이 나타난다.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은 북한산 자락 아래 한옥을 세우고 독립운동가를 양성했다. 봉황각은 기와지붕이 북한산의 봉우리를 두르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 본연의 결이 살아있는 기둥과 보에서는 화려함 대신 선비의 기개가 느껴진다. 건물 내부에는 손병희 선생의 초상화와 유품이 전시되어 있어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속에 숙연한 마음이 든다. 후문을 나서 언덕을 50m 정도 오르면 손병희 선생의 묘역에 닿으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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