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의 관문인 연길 조양천 국제공항을 거쳐 차로 남서쪽을 향해 달리면 한인 이주 역사와 민족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룽징시에 닿는다.
연길 조양천 국제공항은 한국과 연변을 잇는 대표적인 하늘길로, 백두산 관광객과 민족 역사 탐방객들이 가장 먼저 발을 디디는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공항을 빠져나와 닿는 연길과 인근 지역은 현대화된 도시 풍경 속에서도 여전히 한글 간판과 우리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독특한 문화적 경관을 보여준다.
연길에서 멀지 않은 룽징시 중심부에는 이 지역 형성의 기원이자 상징으로 꼽히는 용두레 우물이 자리 잡고 있다. 용두레 우물은 19세기 후반 두만강을 건너 북간도로 넘어간 초기 한인 이주민들의 개척사와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정착의 애환이 서려 있는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다.
당시 굶주림과 압제를 피해 얼어붙은 강을 건넜던 이주민들은 물길을 찾아 터전을 일구었고, 나무로 틀을 짠 용두레를 설치해 생명수를 길어 올렸다.
이 우물은 단순한 급수 시설을 넘어 흩어진 동포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유지해 나가는 구심점이 되었다. 용두레 우물에서 시작된 정착촌은 훗날 용정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되었으며,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치열했던 항일 독립운동의 근거지이자 민족 교육의 요람으로 발전했다. 우물 주변을 둘러보면 척박한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며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내고자 했던 선조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피부에 와닿는다.
오늘날의 용두레 우물은 역사 교육의 현장이자 연변 지역을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대표적인 인문 기행 명소로 보존되고 있다. 연길 조양천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용두레 우물로 이어지는 노선은 단순한 국외 여행을 넘어 두만강을 건넜던 한인들의 이주 역사와 북간도 항일 독립운동의 자취를 되짚어보는 의미 있는 여정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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