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생선 살이 입에서 사르르 녹는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

남쪽 겨울 바다를 주름잡는 대구와 물메기는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1/27 [09:18]

뜨끈한 생선 살이 입에서 사르르 녹는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

남쪽 겨울 바다를 주름잡는 대구와 물메기는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

이성훈 | 입력 : 2020/01/27 [09:18]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담백한 생선 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뜨끈한 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다. 남쪽 겨울 바다를 주름잡는 대구와 물메기는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까지 미식가를 유혹한다.

 

▲ 거제_외포항 포구의 대구    

 

덩치나 펼쳐지는 풍경으로 치면 거제 대구가 형님뻘이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향한다. 대구잡이 철이 되면 외딴 포구가 온종일 외지인으로 들썩거린다. 대구는 산란을 위해 겨울철 냉수 층을 따라 거제 북쪽 진해만까지 찾아든다. 외포항은 한때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의 아지트였다. 포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 외포항 대구조각상 

 

주말이면 외포항을 찾는 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힐 정도로 겨울 대구는 인기 높다. 포구 곳곳에 생선을 판매하는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이른 오전이면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리기도 한다. 긴 아래턱, 부리부리한 눈에 70cm를 넘나드는 대구는 3만~4만원 선에 팔린다.

 

▲ 외포항 대구탕 


포구 한쪽에 대구로 만든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튀김, 대구찜, 대구탕이 2만5000원에 코스로 나오며, 대구회와 대구전, 대구초밥을 내는 곳도 있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1만5000원) 맛만 봐도 겨울 향미가 입안 가득 전해진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 외포항 대구찜


다양한 대구 요리로 배를 채운 뒤 포구를 거닐어보자. 고깃배 너머 대구를 손질하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고, 말린 대구와 대구 알젓, 대구 아가미젓 등을 파는 진열대가 보인다. 포구 옆 외포초등학교를 지나 외포리 골목 산책에 나서면 마당 가득 대구를 말리는 어촌 풍경이 운치 있다. 외포항에서는 매년 12월 말 거제대구수산물축제도 열린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

 

▲ 외포항 좌판대와 대구 


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 도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체급은 작아도 애주가들 사이에서 물메기가 해장에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메기는 동해안 일대에서 곰치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이른 오전에 통영항여객터미널과 가까운 서호시장에 가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에 귀한 생선이 됐다.

 

▲ 서호시장물메기

 

서호시장 좌판의 한 상인은 요즘 통영에서 물메기는 금메기로 불린다 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예전에 통영의 겨울 별미 하면 굴과 물메기가 꼽혔는데, 남해안 수온이 올라가면서 작년부터 물메기 어획량이 많이 줄었단다. 어른 팔뚝만 한 물메기가 서호시장에서 4만원 선에 거래된다.

 

▲ 서호시장 


관광객이 편리하게 물메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은 강구안 옆 중앙시장 일대다. 시장 안 횟집과 해물탕집에서는 겨울이면 물메기탕을 낸다. 한 그릇에 1만5000원 선. 예전보다 값이 오르고 양은 줄었지만, 맑은 국물과 어우러진 겨울 물메기의 담백한 맛을 못 잊는 단골들이 식당 문을 두드린다.

 

▲ 통영물메기탕 

 

팔팔 끓인 무와 어우러진 물메기탕은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숙취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메기탕은 2월을 넘어서며 도다리국에 배턴을 넘기고 식탁과 작별을 고한다. 거제 대구, 통영 물메기라는 공식이 굳어졌지만, 거제에서 물메기탕을 맛보고 통영에서 대구탕을 즐길 수도 있다.

 

▲ 거제 외포항 전경 


거제 외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푸른 해변 따라 포구 마을이 이어진다. 거가대교 가는 길에 만나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이다.

 

▲ 두모몽돌해변

 

거제 남쪽에 여차몽돌해변,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 유명한 몽돌 해변이 있지만, 두모몽돌해변은 겨울 바다의 고요한 휴식을 음미하기 좋다. 번잡한 상가 대신 바람과 몽돌 소리가 함께 한다. 포구 방파제 너머로 거가대교를 감상할 수 있다.

 

▲ 가조도 수협효시공원 전망대와 연륙교  


거제 서북쪽 가조도는 노을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가조연륙교 너머 수협효시공원이 2018년 말 문을 열고, 공원 전망대와 카페가 섬 조망과 노을 감상 포인트로 입소문이 났다. 수협효시공원은 가조도에서 수산업협동조합의 모태가 출발한 것을 기념해 설립됐다. 가조도 창호리의 노을이물드는언덕 또한 바다와 인근 섬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 봉수골 봄날의 책방과 전혁림미술관


통영에서는 봉평동의 봉수골 골목을 거닐어볼 일이다. 통영 미륵산 봉수대(경남기념물 201호)로 가는 길목에 있는 봉수골은 추상미술의 대가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과 문화 사랑방 봄날의책방을 랜드마크로 카페, 게스트하우스, 베이커리 등 30여 개 아담한 공간이 들어서며 산책 명소로 정착했다. 옛 목욕탕, 찻집도 고스란히 남아 운치를 더한다.

 

▲ 봉수골 카페와 골목 


산양읍에서는 겨울 편백 숲길이 아름다운 미래사가 좋다. 부처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된 미래사는 봉수골에서 용화사를 거쳐 한 시간쯤 걷거나, 통영케이블카로 미륵산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오는 길에 들를 수 있다.

 

▲ 미래사 편백숲길 


○ 당일여행 : 외포항→두모몽돌해변→서호시장→봉평동 봉수골

 

○ 1박 2일 여행 : 첫날_외포항→두모몽돌해변→가조도→바람의언덕 / 둘째날-서호시장→봉평동 봉수골→미래사→서피랑→중앙시장


○ 관련 웹 사이트

 - 거제관광문화 http://tour.geoje.go.kr

 - 통영관광포털 www.utour.go.kr

 

 

○ 주변 볼거리 : 거제_내도, 공곶이, 지심도 / 통영수산과학관, 한산도, 달아공원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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