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살던 달천에 솟은 수려한 봉우리, 충주 수주팔봉

살미면과 대소원면 사이, 물 맑은 달천에 솟은 수려한 봉우리가 수주팔봉

이성훈 | 기사입력 2021/11/15 [07:40]

수달 살던 달천에 솟은 수려한 봉우리, 충주 수주팔봉

살미면과 대소원면 사이, 물 맑은 달천에 솟은 수려한 봉우리가 수주팔봉

이성훈 | 입력 : 2021/11/15 [07:40]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충주 달천은 ‘달고 청정한’ 사연을 지녔다. 속리산에서 발원한 물은 괴산에서 청천, 괴강으로 불리다가 충주 남쪽을 가르며 달래강, 달천으로 이름을 바꾼다. 달천은 수달이 살아 ‘달강(獺江)’, 물맛이 달아 ‘감천(甘川)’이라고도 했다. 살미면과 대소원면 사이, 물 맑은 달천에 솟은 수려한 봉우리가 수주팔봉이다.

 

▲ 칼바위에서 바라본 수주팔봉과 달천

 

두룽산에서 뻗은 수주팔봉 줄기는 칼바위까지 그늘을 드리우며 이어진다. 멀리서 보면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 깎아지른 봉우리가 물 위에 솟은 모양새다. 봉우리는 수주팔봉이 유래한 수주마을과 팔봉마을을 병풍처럼 에워싼다. 갈라진 암벽 사이로 쏟아지는 칼바위폭포가 수주팔봉의 대표 경관이 됐고, 팔봉마을 앞 자갈밭은 ‘차박’ 캠핑 명소로 소문났다.

 

▲ 달천과 팔봉마을 전경


탄금호, 남한강과 만나는 달천은 대부분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올갱이(다슬기)가 지천이며, 고라니가 뛰노는 모습을 봤다는 주민도 만날 수 있다. 생태계가 보전된 달천 중·상류는 예부터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인 수달의 서식지로 알려졌다.

▲ 수주팔봉 칼바위 출렁다리


충주시 캐릭터 ‘충주씨’ 역시 수달이다. 깨끗한 달천 물은 조선 최고로 꼽혔으며, 용재 성현의 수필집 《용재총화》에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이 으뜸이며 오대산 우통수가 두 번째, 속리산 삼타수가 세 번째로 좋다”고 전해진다.

 

▲ 팔봉마을 자갈밭 차박-충주시청 제공


팔봉마을 일대는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예외적으로 달천 변이 개방됐다.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고려해 차박을 하루 120대로 제한한다. 캠핑과 차박은 지정된 장소에서 가능하며, 자동차는 물가 가까이 들어서지 못한다. 여유로워진 하천 변은 소풍과 ‘물멍’을 즐기고, 올갱이를 줍고, 물수제비를 뜨는 여행자의 공간이 됐다.

▲ 팔봉마을 자갈밭과 달천

 

팔봉마을 하천 변을 거닐면 빛과 위치에 따라 수주팔봉 윤곽이 다르다. 잔잔하게 흐르던 달천은 칼바위를 만나 쾌청한 물살을 만든다. 칼바위폭포는 살미면 토계리에서 흘러드는 오가천 물길을 달천으로 연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바위를 자르며 생겼다. 1960년대 초반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연에 생채기를 낸 셈인데, 50년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흔적이 작은 울림을 준다.

 

▲ 달천으로 흘러드는 오가천


수주팔봉은 팔봉교를 지나 반대편 오가천 쪽에서 오를 수 있다. 나무 계단을 지나면 칼바위 정상으로 연결되고, 바위 정상부에 마을 주민이 부모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가 있다. 갈라진 칼바위 사이에 출렁다리가 놓였다. 출렁다리와 전망대에서 보면 달천과 수주팔봉, 팔봉마을이 조화롭게 담긴다.

▲ 달천


곡류천인 달천은 예천 회룡포처럼 팔봉마을을 아늑하게 에돌아 흐른다. 팔봉마을과 캠핑장 텐트에 하나둘 불빛이 스며드는 해 질 녘 풍경이 사진 애호가 사이에 인기다. 칼바위에서 출렁다리와 전망대를 거쳐 두룽산까지 올라도 좋다.

 

▲ 팔봉마을 팔봉서원


팔봉마을 구경은 하천 길보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팔봉안길을 걷는 게 운치 있다. 한적한 마을 길에서 봉우리와 물길이 고즈넉하게 바라보인다. 팔봉안길 한쪽에는 석축에 솟을삼문을 올린 충주 팔봉서원(충북기념물)이 있다. 팔봉서원은 이자, 이연경, 김세필, 노수신의 위패를 모셨다. 1582년 창건했으며 1672년 현종이 사액했다. 해마다 가을이면 수주팔봉 앞 달천에 카누를 띄우고 이자와 이연경의 거룻배 만남을 재연하는 행사를 한다. 마을 초입에 가마터가 남아 있다.

 

▲ 수주팔봉 '빈센조' 촬영지


수주팔봉은 tvN 드라마 빈센조에 나와 화제가 됐다. 입구에 드라마 촬영지 간판이 큼직하게 걸렸다. 팔봉마을에는 글램핑장이 있으며, 달천 변 캠핑과 차박은 무료다. 캠핑장에 주차장과 CCTV를 마련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를 금지하는 등 주민과 차박 이용자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 코로나19 방역 단계에 따라 차박과 캠핑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 팔봉마을 글램핑장

 

달천의 청정한 사연은 탄금호까지 이어진다. 탄금호에는 최근 국내 최초로 친환경 전기 유람선이 등장했다. 9월 말에 운항을 시작한 탄금호일렉트릭유람선은 전기를 주동력으로 이용한다. 유람선은 정박할 때 충전하며, 일부 동력은 갑판 위 태양광 패널로 채운다.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중앙탑사적공원-탄금호무지개길 구간을 하루 3회, 40분간 왕복 운항한다(수·목요일 휴항).

 

▲ 탄금호 전기유람선


충주체험관광센터에서 진행하는 ‘묵고, 타고, 입고, 찍고 놀까’ 체험도 흥미롭다. 마리나센터 2층 공간은 무지개길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객실(2~8인실)은 모두 탄금호 조망이 가능한 숙박형 관광지를 표방한다. 물 위에 뜬 듯한 라운지 전망이 뛰어나며, 보드게임과 피크닉 물품을 무료로 빌려준다. 투숙객은 재활용한 자전거 대여도 무료다.

 

▲ 중앙탑 의상대여소 '입고 놀까'


‘입고놀까’와 ‘찍고놀까’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이 있는 중앙탑사적공원이 주 무대다. 기와집인 중앙탑의상대여소는 한복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전통 의상, 교복, 영화 캐릭터 의상과 소품을 빌려준다. 개성 넘치는 옷을 입고 2시간 동안 산책에 나서거나, 초가집인 중앙탑사진관에서 흑백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충주고구려비 전시관


입석마을에 자리한 충주고구려비전시관은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고구려 비석을 간직한 공간이다. 충주 고구려비(국보)는 고구려가 남한강 유역까지 확장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유물로, 비문에 5세기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 문화 등을 적시했다. 충주 고구려비는 입석마을의 대장간 기둥으로 쓰인 파란만장한 시절을 겪기도 했다.

 

▲ 충주세계무술박물관


충주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택견의 본고장이다. 충주세계무술공원에 자리한 세계무술박물관은 동서양 무술 관련 자료를 총망라해 전시한다. 격투기에서 언급되는 각 나라의 무술을 지도, 의상, 사진과 함께 살펴볼 수 있으며, 무술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세계무술공원은 돌미로원, 나무숲놀이터 등 흥미진진한 놀이 시설을 갖췄다. 공원과 박물관 입장료는 없고, 코로나19 방역 단계에 따라 일부 시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 충주세계무술공원 미로공원


당일여행 : 수주팔봉→충주고구려비전시관→탄금호일렉트릭유람선 / 1박 2일 여행 : 첫날_수주팔봉→중앙탑의상대여소→탄금호일렉트릭유람선→무지개길게스트하우스 / 둘째날_충주고구려비전시관→충주세계무술공원→오대호아트팩토리

 

○ 관련 웹 사이트

 - 충주문화관광 www.chungju.go.kr/tour

 - 탄금호일렉트릭유람선 www.tangeumhocruise.co.kr

 - 충주로 충주체험관광센터(무지개길게스트하우스) www.cjro.kr/Home/1 

 

○ 주변 볼거리 :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비내길, 충주 미륵대원지, 건지마을 / 관광공사_사진제공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 팔봉향산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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