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통영국제음악당과 윤이상기념관

작은 항구도시가 지닌 방대한 문화 예술 자원, 그중에서도 음악이 한몫한다

이성훈 | 기사입력 2023/03/06 [11:18]

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통영국제음악당과 윤이상기념관

작은 항구도시가 지닌 방대한 문화 예술 자원, 그중에서도 음악이 한몫한다

이성훈 | 입력 : 2023/03/06 [11:18]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통영의 봄 바다는 상냥하고 온화하다. 호수처럼 잔잔한 수면 위로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앉고, 점점이 흩어진 푸른 섬 사이를 여객선과 유람선이 오간다. 차창을 열고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코앞에 바다를 마주하고 걸으면 날아갈 듯 상쾌하다. 봄날 통영 여행이 즐거운 건 바다 때문만은 아니다. 작은 항구도시가 지닌 방대한 문화 예술 자원, 그중에서도 음악이 한몫한다.

 

▲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열리는 봄가을에 음악당은 전국구 명소가 된다

 

두 다리와 해저터널로 통영 시내와 이어진 미륵도는 섬 아닌 섬이다. 통영케이블카로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하고 달아공원 해넘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여정이다.

 

▲ 통영 시내와 미륵도를 잇는 통영대교(밤)

 

조금 색다르게 여행하려는 이들은 공연을 관람하거나, 미술관과 책방을 찾기도 한다. 미륵도에 눈부신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공연장이 있다. 2014년 개관한 클래식 전용 통영국제음악당이다.

 

▲ 통영의 바다는 부드럽고 온화하다. 통영국제음악당 앞 도남항

 

통영국제음악당은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계단을 올라 출입구 앞에 서면 탁 트인 하늘과 바다가 품에 안긴다. 공연을 관람하지 않아도 가볼 만한 풍경이다. 음악당을 등지고 서면 아담한 도남항이 눈에 들어온다. 한산도와 비진도 등을 오가는 유람선이 출발하는 통영유람선터미널, 요트 정박장, 숙박 시설이 모여 있다.

 

▲ 통영국제음악당 앞은 도남항이다. 유람선터미널, 요트 정박장, 방파제와 등대가 오밀조밀 모였다

 

외관은 갈매기 두 마리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형상이다. 한 마리는 주 공연장인 콘서트홀(1309석), 다른 한 마리는 다목적 홀인 블랙박스(254석)다. 콘서트홀은 5층 규모다. 전문 연주자와 클래식 애호가들이 엄지를 세울 만큼 탁월한 음향을 자랑한다.

 

▲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로비. 벽면 작품은 전혁림의 '새 만달라(New Mandala). 2008년 통영시가 의뢰해 1년만에 완성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몬트리올심포니오케스트라 등 내로라하는 연주자와 연주 단체가 다녀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김대진, 첼리스트 양성원은 이곳에서 음반을 녹음했다. 창으로 다도해가 보이는 대기실이 국내외 연주자 사이에서 늘 화제라고 한다.

 

▲ 통영국제음악당 주공연장인 1309석 규모의 콘서트홀_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블랙박스는 이동식 수납 객석이다. 객석을 밀어 넣으면 무대와 구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연극이나 재즈, 대중음악 공연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여행 일정과 공연 스케줄이 맞지 않는다면? 콘서트홀 로비는 늘 개방한다. 볕이 잘 드는 로비에 앉아 ‘바다 멍’을 즐기노라면 몽글몽글한 감성이 샘솟는다. 전망 좋은 브런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 내 브런치 카페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열리는 봄가을에 음악당은 전국구 명소가 된다. 그 밖에 연중 크고 작은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관람료가 비교적 합리적이고 무료 공연도 잦아, 통영은 물론 인근 도시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홈페이지 무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기획 공연에 한해 10% 할인해준다.

 

▲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매년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순으로 번갈아 열린다. 사진은 2022년 우승자 첼리스트 한재민. 2023년은 피아노 부문으로 열릴 예정이다._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올해로 21회를 맞은 2023통영국제음악제는 3월 31일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4월 9일까지 이어진다.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2022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한재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등이 관객과 만난다. 예매처는 통영국제음악재단 홈페이지(www.timf.org)와 인터파크티켓(https://ticket.interpark.com)이다.

 

▲ 통영국제음악당 다목적홀 '블랙박스'. 이동식 수납 객석이라서 연극, 재즈, 대중음악 공연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통영은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도시다.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춘수와 유치환, 화가 전혁림 등이 나고 자랐다. 화가 이중섭이 1950년대 초 통영에서 활동했고, 시인 백석과 정지용은 통영을 여행하며 받은 영감과 인상을 시와 산문으로 남겼다.

 

▲ 윤이상기념관. 파리 유학시절과 독일 시절 사진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작곡가 윤이상이다. 예술 외적인 이유로 오랫동안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지고 인정받은 현대음악의 거목이다. 통영국제음악당,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모두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기리는 공간이고 음악제다.

 

▲ 통영국제음악당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마련된 윤이상 추모지.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돌아온 유해를 안장했다

 

음악당 뒤편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윤이상 추모지가 있다. 사후 23년이 지난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돌아온 유해가 안장된 곳이다. 윤이상은 프랑스 유학 후 독일에서 활동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67년 동베를린공작단사건으로 복역하다가 1969년 석방돼 독일로 돌아갔고, 1995년 그곳에서 타계했다.

 

▲ 윤이상기념관   

 

윤이상기념관은 작곡가 윤이상의 삶과 음악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곳이다. 통영 시내 생가 터 부근에 2010년 조성했다. 공원, 전시관, 실내 공연장, 베를린하우스 등으로 이뤄진다. 사진과 친필 악보, 독일 정부가 수여한 훈장, 생전에 연주하던 첼로, 늘 간직한 작은 태극기, 옷과 중절모 등 유품을 볼 수 있다.

 

▲ 베를린하우스 2층에 재현한 윤이상의 서재

 

베를린의 자택 윤이상하우스를 본떠 지은 베를린하우스는 안내하는 직원과 함께 2층부터 관람한다. 피아노, 가구, 카펫, 음반, 책, 전화기와 스탠드까지 베를린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옮겨 와 응접실과 서재를 재현했다.

 

▲ 베를린하우스 2층에 재현한 윤이상의 응접실

 

1층은 음악 관련 도서를 자유롭게 열람하고 주요 작품을 들어볼 수 있는 도서관이다.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없다.

 

▲ 서피랑공원에서 바라본 강구안 일대

 

윤이상기념관에서 1km 남짓 떨어진 서피랑공원도 가볼 만하다. ‘서쪽에 있는 벼랑’이라서 서피랑이다.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과 마주 본다.

 

▲ 서피랑공원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서포루

 

박경리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꾸민 99계단을 지나 공원에서 가장 높은 서포루에 오르면 강구안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밟으면 소리가 나는 피아노계단은 윤이상이 떠오른다. 아랫동네에 윤이상이 학교 다니던 골목도 있다.

 

▲ 박경리 작품을 소재로 꾸민 서피랑 99계단

 

미륵산 가는 길, 벚꽃이 만발한 봉수골에 전혁림미술관과 봄날의책방이 이웃한다. 전혁림미술관은 아들인 화가 전영근이 운영한다. 전혁림은 통영 바다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다. ‘색채의 마술사’ ‘바다의 화가’라는 별명처럼 강렬한 푸른색을 즐겨 썼다.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로비에 그의 작품 ‘새 만달라(New Mandala)’가 설치됐고, 시내와 미륵도를 잇는 충무교 교각에도 ‘운하교’ 모사화가 있다.

 

▲ 전혁림미술관. 통영 출신 화가 전혁림과 아들인 화가 전영근의 작품을 전시한다

 

봄날의책방은 통영의 자연과 문화 예술 콘텐츠를 책으로 만드는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이다. 통영 출신 작가의 작품,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그림책, 남해의봄날이 펴낸 책과 아트 상품 등을 전시·판매한다. 예쁜 건물에 이끌려 홀린 듯 들어갔다가 한참 머물게 된다.

 

▲ 봄날의책방은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운영하는 문화 사랑방이다

 

○ 당일여행 : 윤이상기념관→전혁림미술관→봄날의책방→통영국제음악당

 

○ 1박 2일 여행 : 첫날_윤이상기념관→서피랑공원→통영국제음악당→달아공원 / 둘째날_전혁림미술관→봄날의책방

 

○ 관련 웹 사이트

 - 통영국제음악재단 www.timf.org

 - U투어(통영관광포털) www.utour.go.kr/utour.web

 - 봄날의책방 http://bomnalbooks.com

 

○ 문의

 - 통영국제음악재단 055-650-0400

 - 통영시청 관광과 055-650-0510

 - 전혁림미술관 055-645-7349

 - 봄날의책방 070-7795-0531

 

○ 축제와 행사 : 2023통영국제음악제 : 2023년 3월 31일~4월 9일, 통영국제음악당, www.timf.org

 

○ 주변 볼거리 : 통영 세병관, 통영케이블카, 동피랑벽화마을, 통영 충렬사, 박경리기념관, 통영타워 / 관광공사_사진제공 

경남 통영시 큰발개1길 38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통영시, 통영국제음악재단, 봄날의책방, 전혁림미술관, 국내여행 관련기사목록
더보기
추천여행지
관광공사, 봄 따라 강 따라 4월에 가볼만한 추천 여행지 선정
1/3
광고
여행천국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