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전통 한과 명가, 강릉 갈골한과 명인 최봉석

최 명인의 4대조가 한과 제조법을 전통 방식대로 체계화한

이성훈 | 기사입력 2014/02/24 [06:51]

140년 전통 한과 명가, 강릉 갈골한과 명인 최봉석

최 명인의 4대조가 한과 제조법을 전통 방식대로 체계화한

이성훈 | 입력 : 2014/02/24 [06:51]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강정, 달콤함에 자꾸 손이 가는 약과, 아름다운 빛깔과 화려한 문양으로 잔칫상을 빛내주는 다식. 예부터 명절과 집안 대소사에 늘 함께해온 이 전통 먹거리는 모두 한과의 한 종류다.

▲ 최봉석 명인의 산자와 강정 세트 

가짓수가 무려 300여 종에 이른다는 전통 한과는 만드는 방법과 재료에 따라 크게 기름에 튀겨 만드는 유과, 기름에 지져 만드는 유밀과, 판에 찍어 만드는 다식, 과일을 꿀에 조린 정과, 과일을 익혀 조린 숙실과, 과일을 삶아 조려 엉기게 만드는 과편, 고아서 만드는 엿 등으로 나뉜다.

▲ 찹쌀 바탕(강정용)   

명품 한과로 이름난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갈골) 한과마을은 다양한 한과 중 유과인 산자와 강정 생산지로 유명하다. 현재 60여 가구가 한과를 만드는데, 그 중심에는 지난 2000년 한과 분야 최초로 전통식품명인(23호)에 지정된 최봉석 명인(71세)이 있다.

▲ 최봉석 명인     

1870년대에 최 명인의 4대조가 한과 제조법을 전통 방식대로 체계화한 이래 5대째 집안 고유의 비법을 이어오는 것. 지난해에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23호(갈골과줄) 기능보유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국산 재료를 사용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드는 최 명인의 산자와 강정은 깊고 고급스러운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재료 준비부터 완성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데, 공정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대량생산도 어렵다.

▲ 기름을 뺀 후 4등분  

산자와 강정은 모양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다. 네모반듯한 것은 산자, 누에고치처럼 길고 통통한 것은 강정이라 한다. 산자는 과줄이라고도 하는데, 사천한과마을을 사천과줄마을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 조청 바르기 작업 준비 중   

산자와 강정을 만드는 첫 단계는 질 좋은 찹쌀을 물에 담가서 발효하는 것이다. 발효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른데, 7~15일 걸린다. 발효가 끝난 찹쌀은 깨끗이 씻어 말려 가루를 내고, 준비해둔 콩 물과 반죽해서 찐다.

▲ 조청 바르기   

다음은 꽈리 치기. 찐 떡을 함지박에 넣고 방망이로 오래 저어 차지고 연하게 만드는 이 과정을 잘해야 좋은 바탕이 만들어진다. 꽈리 치기가 끝나면 0.7cm 두께로 밀고 산자는 10×10cm 크기, 강정은 약지 길이로 갸름하게 썬 다음 한지에 널어 24시간 이상 말린다.

▲ 직접 농사지은 쌀로 만든 튀밥   

바삭하게 말린 바탕은 기름에 불리듯 저온에서 1차로 튀기고, 고온에서 한 번 더 튀긴다. 손바닥만 하던 바탕이 고온의 기름에 들어가자마자 순식간에 네 배로 부풀어 오르는데, 이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일정하게 부풀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기술이다.

▲ 방금 완성된 산자     

300여 가지 한과 중 유일한 발효 식품인 산자와 강정은 튀길 때 일반 한과보다 많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특징. 부풀면서 생기는 기포 덕에 부드러운 식감과 깊은 맛을 낸다. 노릇하게 튀겨진 바탕을 꺼내 기름을 빼고 조청을 바른 뒤 통깨, 검은깨, 튀밥 등 고물을 묻히면 드디어 완성이다.

▲ 갈골한과 체험전시관     

방금 만든 산자와 강정은 베어 물면 파삭 소리와 함께 고운 눈처럼 포슬포슬한 가루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이런 독특한 식감도 매력이 넘치지만, 시간이 지난 뒤 조청이 충분히 스며들고 쫀득한 느낌이 날 때 먹어야 제맛이라고.

▲ 경포대   

최 명인의 산자와 강정은 온라인과 전화로 주문․구입할 수 있다. 제조장 부근에 강릉 지방 한과의 유래, 제조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과 직접 한과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관을 갖춘 갈골한과 체험전시관도 운영 중이다.

▲ 선교장     

한과마을 가까이엔 경포대, 선교장,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오죽헌을 비롯해 주말이면 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인기 높은 안목 커피거리, 커피 전문점 커피커퍼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피박물관 등 연계 관광지가 많다. 그중 3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대부가의 전통 가옥 선교장은 관람은 물론 숙박 체험까지 가능한 강릉의 명소다.

▲ 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세종대왕의 둘째 형인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지어 그 후손이 대대로 살아왔고, 현재는 이내번의 9대손 이강백씨가 선교장을 지키고 있다. 이 땅의 전통 한옥 중에서도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실 등을 갖춰 여행자들이 하룻밤 묵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 1889년에 제작된 축음기, 클래스 M  

세계 60여 개국에서 수집한 명품 축음기와 뮤직 박스, 라디오, TV, 발명왕 에디슨의 수많은 발명품 등을 소장․전시한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어른에게도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사한다. 큐레이터의 전시 해설을 들으며 돌아보면 훨씬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 커피 애호가였던 소설자 발자크가 실제로 사용하던 도구  

커피박물관은 커피농장, 커피 전문점과 함께 왕산면 산속에 호젓하게 자리 잡았다. 5개 테마로 구성된 박물관을 돌면서 로스팅부터 분쇄, 추출까지 동서양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고, 커피나무도 직접 볼 수 있다. 박물관 입장료에는 커피 시음권이 포함되어 관람을 마치고 갓 내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며, 로스팅과 핸드 드립, 에스프레소 추출 등 체험도 가능하다.

▲ 커피박물관 로스팅하우스   

○ 당일 : 사천한과마을(갈골한과 체험전시관)→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경포대→선교장→오죽헌

○ 1박 2일 여행
첫날 : 사천한과마을(갈골한과 체험전시관)→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경포대→선교장→오죽헌
둘째날 : 안목 커피거리→커피박물관

○ 관련 웹사이트
 - 솔향강릉(강릉관광 홈페이지)
https://tour.gangneung.go.kr
 - 갈골한과 명인의 집 www.갈골산자.kr
 - 갈골한과 체험전시관
www.갈골한과체험관.kr
 - 강릉 선교장 www.knsgj.net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www.edison.kr
 - 오죽헌시립박물관 http://ojukheon.gangneung.go.kr
 - 커피커퍼 커피박물관 www.cupper.kr

○ 문의
 - 강릉시청 관광과 033-640-5420
 - 터미널 관광안내소 033-640-4537
 - 갈골한과 명인의 집 033-641-8200, 8300
 - 강릉 선교장 033-648-5303
 - 커피커퍼 커피박물관 033-655-6644

○ 잠자리
 - 브이브이호텔 : 강릉시 하슬라로192번길, 033-647-2222,
www.vvhotel.co.kr (굿스테이)
 - 강릉 선교장 전통문화체험관 : 강릉시 운정길, 033-646-3270,
www.knsgj.net
 -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 강릉시 해안로, 1644-3001,
www.lakaisandpine.co.kr

○ 먹거리
 - 오죽헌 꿈의 두부 : 전두부 버섯전골․해물순두부․4색 모두부, 강릉시 율곡로, 033-645-6500
 - 토담순두부 : 초당두부, 강릉시 난설헌로193번길, 033-652-0336

○ 주변 볼거리 : 주문진항,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 대관령박물관, 굴산사지 당간지주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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