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질과 두드림의 연금술사, 삼화대장간 야장 김명일

대장간을 뜻하는 한자 풀무 야(冶), 장인을 뜻하는 장(匠)이

이성훈 | 기사입력 2014/02/24 [10:18]

담금질과 두드림의 연금술사, 삼화대장간 야장 김명일

대장간을 뜻하는 한자 풀무 야(冶), 장인을 뜻하는 장(匠)이

이성훈 | 입력 : 2014/02/24 [10:18]
벌겋게 달궈진 화로 앞, 탕탕 망치질하는 소리가 마치 심장을 두드리는 듯하다. 일흔다섯 나이가 무색하게 육중한 망치를 들어 모루를 향해 내리치는 어깨에 기운이 넘친다. 60년 넘는 세월 동안 망치를 놓지 않은 도지정 무형문화재 야장 김명일(충북 무형문화재 13호)선생이다.

▲ 전수조교와 함께 하는 메치기    

대장간을 뜻하는 한자 풀무 야(冶), 장인을 뜻하는 장(匠)이 합쳐진 야장은 우리말로 대장장이다. 요즘은 대장간을 만나기 어렵기도 하지만, 옆에서 작업 과정을 지켜보면 달군 쇳덩어리로 도구를 만드는 그에게 장인이라는 호칭이 붙는 까닭을 알 수 있다.

▲ 섬세한 망치질로 모양을 잡아가는 과정

작은 호미 하나를 만드는 데 20번 가까운 담금질과 1000번이 넘는 망치질이 필요하다. 손잡이를 끼우는 슴베 작업을 하고 마무리하기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기계로 찍어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노력과 시간, 정성이 더해지는 것이다.

▲ 무형문화재 인장을 새겨넣는 과정    

고관대작의 안방에 걸리는 장식품도 아니고 값나가는 물건도 아니지만, 모루에 올려놓고 모양을 잡아가는 동안 눈빛에 흐트러짐이 없다. 때로는 거침없고, 때로는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러운 망치질 소리는 묵직하면서도 변화무쌍하다.

▲ 만든 호미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김명일 선생   

요즘은 공장 기계를 통해 몇 분 만에 수십 개씩 물건들이 쏟아지지만, 김명일 선생의 삼화대장간에 똑같은 물건은 없다. 모두 하나하나 손으로 제작한 명품이기 때문이다. 호미며 낫, 칼은 물론이고 쇠스랑과 긁개 같은 농사 도구부터 소 목에 거는 도래, 문고리, 화로 같은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 대장간 창가에 걸어놓은 문고리와 엿장수 가위   

원래 대장간 자리에서 누리장터의 현대식 건물 안으로 들어왔지만, 그가 만들어낸 물건들은 화로와 모루 앞을 지킨 세월을 말해주는 듯 한결같이 듬직하고 믿음직스럽다.

손바닥에 박인 굳은살과 상처마저 보듬어준 시간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마차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재미 삼아 풀무질을 배웠고, 1953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인근 대장간 일을 거들며 용돈을 벌고 취직도 했다.

▲ 굳은살이 박인 김명일 선생의 손바닥  

다른 일을 하리라 마음먹고 입대했지만, 육군 무기 보급창에 배치되어 또다시 철을 녹이고 두드리며 3년을 보냈다. 야장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오는 동안 호기롭던 청년은 백발이 되었지만, 여전히 망치를 들고 모루 앞에 선다. 아버지의 마차 공장에서 사용하던 모루며 바이스 같은 도구와 연장도 함께 나이를 먹었지만, 그에게는 자랑스러운 가보다.

▲ 삼화대장간 간판   

한때 호황을 누리던 대장간도 이제는 힘겹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농번기가 되어도 사람들은 값싼 중국산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손님이 적어도 전통 방식을 고집하며 물건을 만드는 이유는 자부심 때문이다. 도지정 무형문화재 김명일 선생이 만든 농사 도구를 써본 사람은 평생 단골이 된다. 몇 번 쓰면 부러지고 자루가 빠지는 중국산 제품과 달리 삼화대장간의 물건은 튼튼하기로 유명하다.

▲ 어린 방문자와 함께 하는 야장체험   

대장간에 오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 망치질 체험도 하고, 앙증맞은 호미를 기념품으로 선물하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다. 책이나 영화에서 보던 대장간을 직접 보고 쇠를 두드리는 이색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 일부러 대장간에 오는 여행자도 많다.

▲ 달천변을 따라 서는 오일장     

수십 년 전만 해도 삼화대장간이 있는 달천 변을 따라 대장간이 많았다. 조선 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충주에서 생산되는 것 중 으뜸으로 철을 꼽았을 만큼 충주에는 철이 많았다고 한다.

▲ 오일장에 나온 골동품들   

백제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제철 유적지도 여러 곳에서 발굴되었다. 몽골이 고려를 침입했을 때 우수한 철제 무기로 아홉 번 중 여덟 번을 승리한 곳도 충주로 알려졌다. 충주 지역에 유일하게 남은 삼화대장간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 무학시장 안에 위치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본가 반선재   

삼화대장간이 있는 달천 변에는 자유시장과 공설시장, 무학시장이 이어져 장터 나들이하기에 그만이다. 의류상과 잡화상이 주를 이루는 자유시장과 순대골목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무학시장 사이에 공설시장까지 충주 전통시장 삼총사다.

▲ 무학시장 순대골목   

특히 끝자리 5․10일에 서는 충주풍물시장은 달천 변을 따라 350여 개 난전이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무학시장 안에 자리한 반선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던 본가로, 반 사무총장의 학창 시절과 부모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 생활 모습 등을 재현했다.

▲ 단호사 철조여래좌상  

고려 시대 사찰 단호사에는 충주가 철의 고장임을 말해주는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이 있다. 조선 숙종 때 중건된 약사전에 모셔지던 철조여래좌상은 최근 신축된 대웅전으로 옮겨졌다. 흔히 보는 금불상이 아닌 검은빛 철제 불상으로, 긴 눈매와 자연스럽게 표현된 여섯 겹 옷 주름이 특징이다.

▲ 택견전수관의 택견 시범    

충주시 택견전수관은 전통 무예 택견(중요무형문화재 76호)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졌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택견은 유네스코 지정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다. 사전에 신청하면 품밟기, 활갯짓, 발질 등 기본 동작을 익히는 수련 체험을 할 수 있다.

▲ 세계무술공원 내에 자리한 세계무술박물관   

세계무술공원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무술과 택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충주세계무술박물관을 중심으로 수석 공원, 돌 미로원, 야외 공연장 등이 함께 있는 복합 공원이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멋진 풍광을 만들어주는 벤치와 미니 도서관도 좋고, 자전거를 빌려 강변길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세계무술공원 내 미니 도서관    

○ 당일여행 : 삼화대장간→무학시장(반선재)→자유시장→충주시 택견전수관→충주세계무술박물관→단호사(철조여래좌상)


1박 2일 여행
첫째 날 : 삼화대장간→무학시장(반선재)→자유시장→충주시 택견전수관→충주세계무술박물관→단호사(철조여래좌상)→숙박(계명산자연휴양림)
둘째 날 : 계명산자연휴양림→종댕이길 걷기→귀가

○ 관련 웹사이트
 - 충주문화관광
www.cj100.net/tour
 - 충주시 택견전수관 www.taekgyeon.net

○ 문의 
 -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 충주시청 경제과(무학시장, 오일장 관련) 043-850-6021
 - 삼화대장간 043-848-4079
 - 충주시 택견전수관 043-850-7304
 - 단호사 043-851-7879
 - 충주세계무술박물관 043-848-8483

○ 잠자리
 - 필림 37.2 : 충주시 연원로, 043-842-0515 (굿스테이)
 - 계명산자연휴양림 : 충주시 충주호수로, 043-850-7313,
http://gmf.cj100.net
 -봉황자연휴양림 : 가금면 수룡봉황길, 043-850-7315,
http://bhf.cj100.net
 - 호텔 더베이스 : 충주시 호암대로, 043-848-9900,
www.hotelthebase.com

○ 먹거리
- 금능가든횟집 : 송어․향어회, 충주시 국원대로, 043-848-5101,
http://kumnung.smphone.kr
 - 만나밥집 : 황태해장국, 충주시 동수2길, 043-852-9590
 - 신라정 : 장어구이, 충주시 국원대로, 043-845-9591,
http://cityfood.co.kr/h9/sinlajeong
 - 중앙탑오리집 : 오리백숙, 가금면 중앙탑길, 043-857-5292
 - 진풍가든 : 꿩 요리, 살미면 세성로, 043-851-0771

○ 주변 볼거리 : 탄금대, 충주고구려비전시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충주 미륵대원지, 수안보온천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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