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누가 뭐래도 감천문화마을이다. 사하구 동쪽 끝에 위치해 있어서 부산 원도심의 최대 번화가 남포동과 가깝다. 실제로 부산타워, 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을 구경한 뒤 마을버스를 타고 감천문화마을로 넘어오는 것은 일반적인 여행루트가 되었다. 지금까지 소개한 서부산 관광명소와 비교해도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피난민의 집단거주지로 형성되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된 살아있는 부산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 하늘에 닿을 듯 산자락을 따라 형형색색 계단식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미로처럼 얽혀있는 골목길이 서로 이어져 있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겨움에 '한국의 마추픽추' 혹은 '한국의 산토리니'라 부르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감천문화마을이 처음부터 유명한 곳은 아니었다. 평범했던 마을은 감천의 특색과 역사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지역 예술인과 마을 주민이 함께하는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하나씩 만들어진 작은 미술작품은 감천문화마을 만들기 사업의 디딤돌이 되었고, 각종 공모사업이 이어지며 꾸며진 마을은 입소문이 덕택에 현재 연간 10만여 명이 방문하는 부산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를 들러야 한다. 아무래도 미리 공부를 하면 알찬여행이 가능하다.
감천문화마을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그러나 곳곳에 전망대와 벽화, 예술작품이 무려 100여 곳 넘게 볼거리가 넘친다. 어디로 가서 어떤 것을 구경해야할지 막막하다.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어서 살짝 걱정되지만 의외로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감천문화마을 안내팸플릿을 사면 그만. 겉보기에는 평범한 지도처럼 보이지만, 마을의 볼거리를 상세히 소개하고, 스탬프 투어를 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를 안내해주는 등대 같은 역할로 2,000원이면 너무 싼 것 아닌가? 완벽한 마을지도를 손에 넣었으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마을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3~4시간이 걸리지만, 액기스 위주로 탐방한다. 처음에 방문한 곳은 작은박물관. 감천문화마을 풍경을 디자인했으며, 실내에는 추억의 생활용품과 마을의 옛 모습, 마을의 발전과정을 배운다.
입구에 관광객이 몰리는 포토존 <골목을 누비는 물고기/진영섭>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골목길에 대형물고기를 그렸을 뿐인데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그 다음 방문지 하늘마루는 마을경관이 인쇄된 엽서를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이며 스탬프를 날인 받을 수 있다.
하늘마루 스탬프란을 확인하면 조그맣게 노랑색 글씨로 POST CARD라고 표기되어 있다. 여기에 스탬프를 찍으면 감천문화마을 기념엽서를 선물로 받는다.
옥상에 오르면 뒤로는 용두산과 도심, 부산항이 앞에는 감천문화마을과 감천항을 조망할 수 있다.
등대포토존은 이름에 걸맞게 내부는 트릭아트 기법으로 표현을 했고, 외부는 감천2동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어떻게 사진을 찍든 작품이 된다.
등대포토존을 지나면 감천문화마을의 하이라이트 <어린왕자와 사막여우/나인주>가 등장한다. 별을 떠나 지구로 온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감천문화마을에 도착해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포토존이라 사진 한 장을 찍으려면 줄을 서는 것은 기본. 하지만 확실한 추억여행 인생샷을 남길 수 있기에 기다려야할 값어치는 충분하다.
골목을 누비다 보면 <현대인>이라는 작품을 만난다. 바쁜 현대인이 반복되는 일만 하는 모습을 컴퓨터 자판으로 보여주는데, 회사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잘 표현한 예술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마을 중심에는 유독 긴 계단이 보인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별이 보일 정도로 현기증이 난다고 해서 ‘별을 보러 가는 계단’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148계단은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이다.
감내어울터는 마을 커뮤니티센터 및 카페로 이용하는 공간으로, 입구에서 매표 아주머니의 만사 귀찮다는 듯 표정은 예전에 여기가 목욕탕 건물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감내어울터를 꼭 가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수많은 전망대 중에서 계단식 주거형태와 148계단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버스정류장 아래에 있는 <감천과 하나되기/문병탁>은 사람이 높은 곳에서 마을을 바라보는 풍경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사람과 감천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천문화마을 여행을 마무리한다.
* 여행정보 ▽ 부산역에서 감천문화마을 가는길
▽ 감천문화마을 051-204-1444(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 / 입장료 무료 / 관람시간 : 09:00~18:00(마을주민의 생활을 위해 지켜주세요) / 매주 월요일 휴관 /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2로 203(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 / http://www.gamcheon.or.kr
▽ 감천문화마을 스탬프 투어 :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에서 안내지도를 구입(2,000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 스탬프가 있는 곳은 총 12곳으로 다음과 같다. 작은박물관, 아트숍, 하늘마루, 바다포토존, 감내골행복발전소, 평화의집, 현대인, 빛의집... 집에서2, 감내어울터, 멍멍이가 있는 집, 움직이는 마을, 감천황토소금상회3개, 9개, 12곳 날인 시 감천문화마을 기념엽서를 선물로 받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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