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낭만여행, 제주의 별 헤는 밤

넘치는 불빛에 별을 만나기 힘든 도시와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이성훈 | 기사입력 2018/07/09 [11:50]

한 여름 낭만여행, 제주의 별 헤는 밤

넘치는 불빛에 별을 만나기 힘든 도시와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이성훈 | 입력 : 2018/07/09 [11:50]

제주는 별 보기 좋은 여행지다. 넘치는 불빛에 별을 만나기 힘든 도시와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캄캄한 공간이 나타나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가로등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어둠이 내려앉은 초저녁, 밤하늘이 맑다면 별을 보러 떠나야 한다. 수많은 별이 밤하늘을 장식하는 동화 같은 장면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제주의 푸른 밤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 1100 고지에서 올려다 본 하늘 


바닷가에서도 별을 볼 수 있지만, 아름다운 밤하늘이 탐난다면 불빛이 없는 장소를 찾아보자. 여름철 제주 바다는 고깃배의 불빛이 점령해서 별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맑은 밤이면 어디서나 별을 만날 수 있지만, 그중에도 마방목지와 제주별빛누리공원, 1100고지휴게소, 새별오름이 별 구경 명당으로 꼽힌다. 혼자보다 친구나 가족과 동행하기를 권한다. 황홀한 광경을 혼자 보기 아깝고, 어두운 밤길이라 함께 가면 더 안전하다.

▲ 마방목지의 말들,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5·16도로에 위치한 마방목지는 제주축산진흥원이 관리하는 초원이다. 드넓은 초원에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된 제주 조랑말(제주마)이 한가롭게 노니는 광경을 보면, 마음이 절로 평화로워진다. 흰 눈이 살포시 내린 겨울 풍경도 멋지지만, 역시 마방목지의 진면목은 여름에 드러난다.

▲ 유난히 빛나는 별 금성. 마방목지  


이곳의 매력 중 밤하늘을 빼놓을 수 없다. 낮에는 말이 풀을 뜯는 풍경(고수목마)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자가 찾지만, 밤에는 인적이 끊겨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고개를 들면 주차장을 지키고 선 키 큰 나무 너머로 별이 반짝인다. 가끔 자동차가 지나며 불빛을 비춰도 별 구경에 방해가 되진 않는다. 마방목지는 제주시에서 그리 멀지 않아, 문득 별이 생각날 때 가볼 만하다. 주차장도 널찍해 여유롭게 별을 즐기기 좋다.

▲ 건물 옥상에서 설명을 들으며 하늘의 별을 찾아보는 방문객들    


아이와 함께 별을 보고 싶다면 제주별빛누리공원에 가자. 별과 우주를 주제로 한 천문 공원으로, 여행자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에게도 사랑받는 공간이다. 외부에는 태양계 광장이 조성되어 아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 기념사진을 찍는 어린이들    


내부에는 우주와 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전시실, 우주선을 타고 달까지 여행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체험하는 4D입체상영관, 사계절 별자리를 소개하는 천체투영실이 갖춰졌다. 3층 관측실에는 600mm 카세그레인식 반사망원경과 소형 망원경이 마련되어 별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도 망원경 앞에 서면 성운을 찾기 위해 숨을 죽인다.

▲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기구들   


벽에 걸린 그림이 눈길을 끈다. 여름과학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제주 신화를 바탕으로 나만의 별자리와 신화를 캔버스에 표현한 작품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3층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맑은 날에는 아름다운 제주의 야경을 즐기기 좋다. 4~9월에는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문을 연다.

▲ 커다란 터치 스크린을 통해 우주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가들이 손꼽는 제주 별 구경 명당은 1100고지휴게소다. 한라산 중턱에 있는 1100고지휴게소는 제주와 서귀포를 오가는 자동차로 분주한 낮과 달리, 밤이 되면 한없이 고요하다. 맑은 날에는 감탄사 없이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은 물론 은하수도 볼 수 있다. 별이 비처럼 쏟아진다.

▲ 새별오름 정상에 있는 사람들    


1100고지휴게소 앞 노루 조형물마저 별을 바라보는 멋진 모델로 변신한다. 1100고지휴게소에 별을 보러 갈 때는 시계를 챙겨야 한다. 하염없이 별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을 굽이굽이 올라야 하므로 운전에 주의한다.

▲ 새별오름을 내려가고 있는 커플


별 이야기를 할 때 빠뜨리면 안 되는 장소가 새별오름이다. 서부 중산간 오름 지대를 대표하는 이곳은 이름만 들어도 별이 떠오른다. 저녁 하늘에 외롭게 떠 있는 샛별 같다고 해서 새별이라는 앙증맞은 이름이 붙었다. 대보름 전후에 펼쳐지는 장엄한 들불축제로 유명하지만, 별 구경 명소로도 널리 알려졌다.

▲ 사려니 숲길 입구


새별오름의 가장 높은 지점은 해발 519.3m.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가팔라도 잘 정비되어 30분이면 도착한다. 정상은 사방에 거칠 것이 없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주차장에서도 반짝이는 별로 물든 하늘이 보인다. 날이 맑으면 대다수 오름에서 별을 만날 수 있으니, 나만의 별자리 여행을 오름으로 떠나보자.

▲ 사려니숲길을 걷고 있는 방문객  


마방목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한적한 사려니숲길이 있다. 초여름에는 보랏빛 산수국 꽃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제주시가 선정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인 사려니숲길은 울창한 원시림이 펼쳐져 산림욕을 즐기기 좋다. 빽빽한 삼나무를 비롯해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편백 등 수종이 다양하다.

▲ 사려니숲길의 산수국   


 비자림로에서 트레킹을 시작하거나 붉은오름 쪽에서 들어갈 수 있다. 조금만 걸어도 초록에 흠뻑 젖어, 제주의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복잡해진 마음을 다독이기에 안성맞춤이다.

▲ 삼나무 숲속 산책로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에서는 제주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즐겨보자. 해녀가 물질하러 갈 때 챙기던 도시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해녀바구니, 한라산 모양의 한라산케이크 등 메뉴가 독특하다. 스탬프를 이용해 엽서를 꾸미거나 제주 천연 재료로 비누를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 이니스프리 카페 & 매장 밖으로 보이는 차밭   


건물도 현무암과 나무, 통유리로 만들어 제주의 자연이 떠오른다. 건물 앞에는 싱그러운 녹차 밭이 있어 잊지 못할 추억 사진을 남기기 좋다.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가 자리한 서귀포시 안덕면에는 여행자를 부르는 건물이 있다.

▲ 보통의 교회건물과는 달리 독특한 외형을 가진 방주교회  


건물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찾는 방주교회다. 예술로서 건축을 추구한 건축가 이타미 준(伊丹潤)이 만들었으며, 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했다.

▲ 한라산 케이크  


잔잔한 수면에 반짝이는 지붕을 올린 배 한 척이 떠 있는 모습이다. 현대적인 모자이크 지붕과 고전적인 목재를 사용한 외벽으로 기술과 자연이 어우러졌다. 크기는 작지만, 장인의 손길로 한 땀 한 땀 작업한 공예품처럼 정교하다. 교회에 담긴 지극한 정성이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 해녀들의 도시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해녀브런치  


○ 당일여행
마방목지 코스 : 사려니숲길→마방목지→제주별빛누리공원
새별오름 코스 :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방주교회→새별오름→1100고지휴게소

 

○ 1박 2일 여행 : 첫날_마방목지→사려니숲길→제주별빛누리공원→1100고지휴게소 / 둘째날_방주교회→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새별오름

 

○관련 웹사이트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제주별빛누리공원 star.jejusi.go.kr


○문의
-제주관광정보센터 064-740-6000
-마방목지 064-710-2298
-제주별빛누리공원 064-728-8900
-1100고지휴게소 064-747-1105
-새별오름 064-728-2752
-사려니숲길 064-900-8800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 064-794-5351
-방주교회 064-794-0611


○잠자리
-호텔난타 : 제주시 선돌목동길, 064-727-1800
-제주항공우주호텔 : 서귀포시 안덕면 녹차분재로, 064-798-5500
-붉은오름자연휴양림 : 서귀포시 표선면 남조로, 064-760-3481
-포도호텔 :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064-792-5200


○먹거리
-각지불 : 해물찜,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064-784-0809
-성미가든 : 닭샤부샤부, 제주시 조천읍 교래1길, 064-783-7092
-피자굽는돌하르방 : 피자, 제주시 한경면 청수로, 064-773-7273
-보영반점 : 중화요리,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064-796-2042


○축제와 행사 : 곶자왈반딧불이축제 2018년 6월 1일~7월 15일, 한경면 청수리 웃뜨르빛센터(반딧불이 체험 하루 900명, 예약 필요), 064-772-1303


○주변 볼거리 : 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치유의숲, 제주신화월드, 물영아리오름, 오설록티뮤지엄,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산천단곰솔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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