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너머 조선왕조 마지막 황제의능

홍릉,유릉은 조선왕조 마지막 왕이었던 26대고종과 27대순종

김민강 | 기사입력 2009/08/24 [09:45]

숲속너머 조선왕조 마지막 황제의능

홍릉,유릉은 조선왕조 마지막 왕이었던 26대고종과 27대순종

김민강 | 입력 : 2009/08/24 [09:45]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홍릉과 유릉은 500년 조선왕조의 가장 마지막 왕이었던 26대 고종(1852~1919)과 27대 순종(1874~1926)이 모셔진 능이다. 홍릉에는 명성황후(1851~1895) 민씨와 고종이 합장돼 있으며, 유릉은 순종과 순명효황후 민씨, 순정효황후 윤씨의 합장릉이다. 두 능을 합쳐 흔히 홍유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고종은 1863년 철종이 자손 없이 승하하자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즉위 후 10년간은 대정(大政)을 협찬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흥선대원군이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렸다. 1873년(고종 10) 11월 친정(親政)을 선포하고 직접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으나 정치적 실권은 명성황후의 친인척인 민씨 일족에게 넘어가 세도정치가 다시 시작되었다. 1897년에는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연호를 광무(光武)라 고친 뒤, 왕을 황제라 하여 황제즉위식을 가졌다.

1907년 제2회 세계만국평화회담이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열리자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밀사를 파견하였으나 일본의 방해로 실패하고 말았다. 이 사건 때문에 일본의 협박으로 황태자(순종)에게 양위(讓位)한 후 퇴위하였고, 1919년 1월 21일 덕수궁 함녕전에서 승하하셨다. 고종이 재위한 44년은 외세의 침입이 잇달았던 민족의 격동기였다.


순종은 창덕궁 관물헌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광무 원년(1897)에 황태자가 되었다. 광무 11년(1907)에 고종의 뒤를 이어 창덕궁에서 황제위에 올랐으며, 이후 기울어가는 국운을 바로 잡기 위해 애썼으나 재위 4년만인 1910년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후 일본은 순종을 창덕궁에 머물게 하고 단지 이왕(李王)이라 불렀다. 1926년 4월 25일 창덕궁에서 승하하심으로서 조선왕조 519년 최후의 황제가 되었다.

왕실의 장례와 능은 조선왕조의 통치 이념이었던 유교의 예법을 충실히 따랐으며 왕실의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했다. 왕릉의 석물 배치와 구조 역시 당시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나 당대 왕의 의지에 따라 약간씩의 변화가 있었지만 큰 변동 없이 오랜 기간 반복되었다. 하지만 홍릉과 유릉은 조선의 국명을 대한제국으로 바꾸면서 왕이 아닌 황제라는 칭호로 불린 고종과 순종의 능으로, 역대 왕릉과는 달리 중국 황제의 능제를 따라 조성되었다. 

따라서 이전의 조선 왕릉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 데, 첫째는 신도를 중심으로 좌우에 어도가 설치되어 참도가 3개의 단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정(丁)’자 형태의 정자각이 ‘일(一)’자형으로 바뀌고 그 이름 또한 침전(寢殿)으로 변경되었다. 셋째는 능상구역의 봉분 앞에 위치하던 석물이 홍살문과 침전 사이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넷째는 비각의 위치인데, 홍릉의 비각은 정자각과 수평을 이루고 있다. 


그중 홍살문과 정면의 침전 사이에 설치된 석물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능원의 기본 석물인 문무석인과 동물상이 침전 앞 신도로 내려오면서 양과 호랑이 상이 사라지고 대신에 중국 명나라 황제릉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동물상이 등장한다. 우선 침전 바로 앞에 문석인과 무석인이 차례로 마주보고 서 있고, 그 뒤로 기린, 코끼리, 사자, 해태, 낙타, 말이 정렬하고 있다. 양과 호랑이 대신 들어선 기린과 코끼리 상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를 반복하고 있는 유릉에서는 서양식 조각수법이 더욱 많이 반영되었다. 이런 차이점들을 살펴보는 것도 홍릉과 유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홍릉과 유릉 사이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전나무로 이루어진 아름드리 숲까지 형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조선의 마지막을 장식한 불운의 통치자 고종과 순종. 역사적 격변기 속에서 기울어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두 황제. 역사를 더듬듯 찬찬히 숲길을 걷다보면 그들의 고뇌와 숨결이 어느새 가슴 깊은 곳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밖에도 남양주시에는 조선 7대 왕인 세조와 왕비 정희왕후 윤씨의 능인 광릉이 자리하고 있으며, 15대 왕이었던 광해군 묘와 6대 왕 단종과 정순왕후 송씨가 모셔진 사릉 등이 있다. ‘다산정약용유적지’는 정약용 선생이 태어난 생가인 여유당을 비롯하여 선생의 묘, 다산문화관, 다산기념관이 자리한 곳이다. 조선의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결국은 오랜 유배생활 끝에 고향인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던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운길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수종사는 다산 정약용의 [수종사기]에 ‘수종사는 신라 때 지은 고사인데 절에는 샘이 있어 돌 틈으로 물이 흘러나와 땅에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낸다. 그래서 수종사라 한다’고 기록된 사찰이다. 사찰의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북한강 풍경이 일품이다.


또한 남양주종합촬영소는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체험 공간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판문점세트를 비롯하여, ‘취화선’ ‘황진이’ ‘스캔들’ 등이 촬영된 전통한옥세트와 민속마을세트 등을 볼 수 있다. 영상지원관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기도 하다.


남양주시에 속한 명소는 아니지만 북한강 양수교를 건너면 바로 우측에 위치한 세미원도 연인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자라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2만 9000여 평에 이르는 대단위 단지에 물과 꽃들이 어우러져 있다. 오후보다는 꽃들이 활짝 피는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 관련 웹사이트 
- 남양주시청 : http://www.nyj.go.kr 
- 문화재청 홍유릉 관리소 : http://geumgok.cha.go.kr
- 남양주종합촬영소 : http://studio.kofic.or.kr
- 수종사 : http://www.sujongsa.com
- 세미원 : http://www.semiwon.or.kr

○ 문의
- 남양주시청 문화관광과 문화재팀 : 031)590-2064 
- 문화재청 홍유릉 관리소 : 031)591-7043
- 남양주종합촬영소 : 031)579-0605
- 수종사 : 031)576-8411
- 세미원 : 031)775-1834

○ 대중교통
[ 기차 ] 청량리-금곡역(경춘선), 하루 11회 운행, 35분 소요. 금곡역에서 홍?유릉까지 도보로 5분 거리
문의 : 철도공사  1544-77888, 1588-7788 / http://www.korail.com
[ 버스 / 홍유릉 정류장 하차] 청량리 : 일반버스(2227, 30, 65, 165), 좌석버스(9201, 9205, 330-1, 765, 3300)
면목동 : 일반버스(2231) / 강변역 : 일반버스(9-3) / 잠실역 : 좌석버스(9202, 1115) / 당고개 : 일반버스(10-5)
서울역 : 좌석버스(9205) / 길동 : 일반버스(23)

○ 숙박
- 깊은산속 옹달샘 펜션 :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2리, 031)592-1040 www.okgaja.co.kr
- 청솔펜션 :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 031)559-9988
-로얄파크 :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031)527-4698
-쉐르빌호텔 :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031)592-4295 (우수 숙박업소 굿스테이)

○ 먹거리
- 느티나무 : 남양주시 수석동 미음나루, 민물매운탕 031)555-8833
- 강마을 : 남양주시 수석동 미음나루, 민물매운탕 031)555-8828
- 여울목 : 남양주시 수석동 미음나루, 유황오리 031)565-2088
- 개성면옥 : 남양주시 금곡동, 영양돌솥밥 031)591-4843
- 황토골 : 남양주시 평내동, 돼지갈비 031)594-2310

○ 축제,행사 및 볼거리
- 고종황제 제향 행사 : 날짜, 매년 1월 21일 / 장소, 홍릉 / 문의, 전주이씨대동종약원
- 순종황제 제향 행사 : 날짜, 매년 4월 25일 / 장소, 유릉 / 문의, 전주이씨대동종약원
피아골폭포, 축령산자연휴양림, 몽골문화촌, 광릉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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